우유와 유제품 속 유당(lactose)은 단순한 당이 아닙니다. 이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가 충분히 존재해야만 소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유당불내증과 같은 불편한 증상들이 뒤따르게 됩니다.
락타아제와 유당 소화 메커니즘
1. 락타아제는 어디서 만들어질까?
락타아제는 소장의 상피세포 표면에 있는 brush border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입니다. 이 부위는 미세한 돌기로 이루어져 있어 흡수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락타아제를 포함한 다양한 소화효소들이 이곳에서 활성화됩니다.
락타아제는 유당을 포도당(glucose)과 갈락토오스(galactose)로 분해하는 역할을 하며, 이렇게 잘게 쪼개진 단당류는 장세포를 통해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2. 유당 소화의 생리학적 경로
그런데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요? 락타아제가 부족하면 유당은 그대로 대장으로 이동해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며 가스(H₂, CO₂, methane)와 산성 물질이 생성됩니다. 이로 인해 복부팽만, 가스, 설사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3. 락타아제 결핍은 왜 생길까?
사람마다 유당을 소화하는 능력이 왜 이렇게 다를까요? 그 배경에는 유당불내증의 유전적 원인과 인종별 차이를 다룬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 인구군의 일부에서는 락타아제가 성인기까지 유지되는 유당지속성(lactase persistence) 유전자형을 보이지만, 동아시아권 대부분은 락타아제가 성인기에 감소하는 유당비지속성을 보입니다.
4. 락타아제 결핍의 유형은 다양하다
- 선천적 결핍: 유아기부터 락타아제가 거의 생성되지 않는 희귀 유전 질환
- 1 차성 결핍: 유전적으로 락타아제 활성이 감소하는 경우
- 2 차성 결핍: 장염, 크론병 등으로 소장 점막이 손상되어 효소 분비 저하
5. 락타아제는 보충할 수 있을까?
유당 섭취 시 증상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바로 락타아제 보충제입니다. 이 효소제는 식사 직전에 복용해 위에서 용해된 뒤 소장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락타아제 보충의 원리와 함께, 유제품 제조 과정에서 락타아제를 이용해 유당을 제거하는 방식은 락토프리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6. 유당 소화 여부는 락타아제가 결정한다
결국 유당을 소화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락타아제의 활성 유무에 달려 있습니다. 이 효소의 부족은 단순한 소화불량을 넘어서, 식단 선택의 자유도와 장 내 환경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소화효소의 발현 여부가 왜 사람마다 다른지를 유전적 관점에서 분석한 유당불내증의 유전적 원인과 인종별 차이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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